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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16.

    by. 공부하는아조씨

    목차

      사고와 계산의 경계

      ▲ 양자컴퓨터는 사고의 개념을 재정의하게 합니다

      📚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1. 인간의 사고와 계산은 같은 것일까?
      2. 계산은 단지 도구가 아니다
      3. 결정론의 종말, 확률의 시대
      4. 양자 논리: 직관이 깨지는 계산
      5. 사고란 무엇인가? 계산이 될 수 있는가?
      6. 인간 중심 패러다임의 전환
      7. 마무리하며 – 계산은 사고를 대신하는가, 확장하는가

      1. 인간의 사고와 계산은 같은 것일까?

      인간은 오래전부터 ‘생각하는 존재’로 정의되어 왔습니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처럼, 사고는 곧 존재의 조건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계산하는 기계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기계는 사고처럼 보이는 행동을 합니다. 단순 계산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최적의 해법을 찾아내며,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예측’을 하는 기계의 등장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사고와 계산은 같은 것인가?" 그리고 양자컴퓨터의 등장은 이 질문을 더욱 근본적인 차원으로 밀어붙입니다. "계산은 곧 존재를 정의할 수 있는가?"

      2. 계산은 단지 도구가 아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계산을 도구로 사용해 왔습니다. 길이를 재고, 시간을 측정하고, 무게를 비교하며 세상을 정량적으로 바라보는 방식은 인간 문명의 핵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양자역학과 양자컴퓨터는 계산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세상을 구성하는 방법으로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특히 양자컴퓨터는 자연현상의 불확실성과 중첩성을 모방하거나 구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가 자연의 수학적 구조를 반영하는 계산체계로 이해됩니다. 즉, 계산은 더 이상 인간이 현실을 해석하기 위해 만든 시스템이 아니라, 존재가 스스로를 계산하는 방식일 수 있다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3. 결정론의 종말, 확률의 시대

      고전 물리학은 결정론적 사고를 기반으로 합니다. "모든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안다면, 우주의 미래도 예측할 수 있다"는 라플라스적 우주관은 정확하고 논리적인 계산을 통해 현실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전제로 합니다. 하지만 양자역학은 이런 사고를 무너뜨립니다. 어떤 입자가 어디에 있을지는 ‘확률’로만 설명할 수 있으며, 측정하기 전까지는 명확한 상태가 아닌 중첩된 상태로 존재한다는 개념은 결정론적 사고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양자컴퓨터는 바로 이 ‘확률 기반의 현실’을 계산하는 시스템입니다. 그것은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현실화된 결과를 관측 행위를 통해 결정합니다. 이런 구조는 단순한 계산이 아니라 존재 조건의 모델과도 같은 것입니다.

      4. 양자 논리: 직관이 깨지는 계산

      양자컴퓨터는 우리의 직관을 정면으로 부정합니다. ‘한 번에 한 가지만 처리한다’는 기존 계산 방식은 큐비트의 중첩과 간섭, 얽힘을 통해 완전히 새롭게 정의됩니다. 예를 들어, 두 개의 큐비트는 4개의 상태를 동시에 가진 것과 같은 결과를 냅니다. 10개의 큐비트는 2의 10제곱, 즉 1,024개의 상태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으며, 이런 구조는 고전 컴퓨터로는 상상할 수 없는 방식의 사고를 가능케 합니다. 즉, 양자컴퓨터는 계산 기계임과 동시에 사고의 도식을 바꾸는 기계입니다. 그것은 기존의 논리와 언어, 사고체계를 확장하게 만들며, ‘논리적 사고’라는 것의 경계마저 재정의하게 합니다.

      5. 사고란 무엇인가? 계산이 될 수 있는가?

      우리는 흔히 사고를 ‘의식’ 혹은 ‘창의’와 연결합니다. 하지만 양자컴퓨터의 등장은 사고의 작동 원리가 반드시 자아나 감정, 의도를 필요로 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큐비트의 상태를 조작하고, 특정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과정은 명백히 계산입니다. 그러나 그 계산이 인간이 도달하지 못했던 새로운 해법을 제공할 때, 그것은 사고의 기능을 수행하게 됩니다. 결국 ‘사고’란 무엇일까요? 우연과 논리, 확률과 결정 사이의 구조 안에서 유의미한 출력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라면, 양자컴퓨터 역시 사고하는 존재로 여겨질 수 있지 않을까요?

      6. 인간 중심 패러다임의 전환

      우리는 오랫동안 계산을 우리만의 능력으로 여겨 왔습니다. 그 계산을 가능케 하는 논리와 수학을 인간이 창조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자연이 계산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일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양자 얽힘은 우리 의도와 무관하게 작동하며, 광자는 관측되기 전까지 모든 경로를 ‘동시에’ 계산하는 존재처럼 움직입니다. 양자컴퓨터는 이 자연의 계산법을 인공적으로 구현한 것입니다. 즉, 인간 중심의 계산 철학은 자연 중심적 계산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계산은 인간의 독점물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의 내적 작용일 수 있다는 인식 전환이 요구됩니다.

      7. 마무리하며 – 계산은 사고를 대신하는가, 확장하는가

      양자컴퓨터는 우리에게 사고와 계산, 존재와 예측의 경계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사고란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구현 가능한 연산 체계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기계와 함께, 사고의 경계마저 넘어서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양자 인공지능이라는 주제로, 양자컴퓨터가 AI와 결합될 때 예측을 넘어선 통찰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양자 인공지능은 단순한 기술의 결합을 넘어, 정보의 해석 방식과 의사결정의 본질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계가 계산을 넘어 맥락을 인지하고, 불확실성을 해석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질문을 만들 수 있다면, 그 순간 사고란 인간만의 특권이 아니게 됩니다. 우리는 그 경계에서 다시 묻습니다. "생각이란 무엇이며, 사고하는 존재란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