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

빛은 입자인가 파동인가? – 이중성의 기원과 양자물리의 시작

공부하는아조씨 2025. 4. 25. 21:36

빛의 이중성, 파동과 입자

▲ 빛은 파동이자 입자이며, 그것은 물리학을 넘는 철학의 문을 열었다.

빛은 입자인가 파동인가? – 이중성의 기원과 양자물리의 시작

📚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1. 결정은 인간만의 영역이 아니다
2. 고전 물리학에서의 빛 – 입자설과 파동설의 충돌
3. 파동으로서의 빛, 실험으로 증명되다
4. 광전효과와 입자설의 부활
5. 전자도 파동처럼? – 드브로이의 물질파
6. 전자 하나로 그려진 간섭무늬 – 이중 슬릿 실험의 반전
7. 이중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존재의 양면성
8. 마무리 – 결정되지 않은 상태, 그리고 물리학의 새로운 눈

1. 결정은 인간만의 영역이 아니다

25편에서는 인간과 AI의 결정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결정은 인간에게만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도 선택한다. 그것은 ‘결과’로서가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행위로서 일어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빛’이다. 빛은 입자인가, 파동인가? 우리는 이 물음을 단순한 물리학적 호기심으로 여길 수 있지만, 이 질문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전체를 흔드는 근본적 질문이었다. 현대 물리학은 이 질문에서 출발했고, 그에 대한 탐구는 결국 양자역학이라는 새로운 세계관의 문을 열게 된다.

2. 고전 물리학에서의 빛 – 입자설과 파동설의 충돌

17세기. 뉴턴은 빛을 입자라 보았다. 작은 광자가 눈에 도달하면 우리는 그것을 ‘빛’으로 인식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같은 시대, 호이겐스는 달랐다. 그는 빛을 파동으로 해석하며, 굴절과 간섭 같은 현상을 입자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두 이론은 오랫동안 경쟁했다. 하지만 빛의 회절 현상이 실험으로 증명되면서, 18세기 말에는 파동설이 승리한 듯 보였다. 이어 19세기, 맥스웰은 전자기장을 수식으로 통합하며, 빛은 전자기파라는 이론을 완성했다. 이로써 빛은 전기와 자기의 진동이 공간을 따라 퍼져나가는 파동으로 정의되었다.

3. 파동으로서의 빛, 실험으로 증명되다

19세기 가장 유명한 실험 중 하나는 영(Young)의 이중 슬릿 실험이다. 빛을 두 개의 틈 사이로 통과시켰을 때, 스크린에는 단순한 두 줄이 아닌, 간섭무늬가 나타났다. 이 결과는 빛이 파동처럼 자신과 간섭하며 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는 맥스웰의 전자기 이론과 일치했다. 즉, 빛은 고전적으로는 명백한 파동이었다. 그러나 이 믿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4. 광전효과와 입자설의 부활

1905년, 아인슈타인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시작한다. 금속에 특정한 파장의 빛을 쏘이면,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 즉 광전효과를 설명하려 한 것이다. 파동 이론에 따르면, 강한 빛일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전달해야 했다. 그러나 실험 결과는 반대였다. 빛의 세기와 무관하게, 파장이 짧아야만 전자가 튀어나왔다. 아인슈타인은 빛이 입자처럼 작동한다고 해석했다. 에너지를 가진 ‘광자’라는 단위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광자의 에너지는 파장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즉, 빛은 파동처럼 보이지만, 때때로 입자처럼 작동한다.

5. 전자도 파동처럼? – 드브로이의 물질파

1924년, 프랑스의 루이 드브로이는 한 가지 대담한 질문을 던진다. “만약 빛이 파동성과 입자성을 동시에 가진다면, 입자라고 여겨지는 전자도 파동처럼 행동하지 않을까?” 그의 제안은 곧 실험으로 증명된다. 전자 빔을 금속 격자에 통과시키면, 빛의 간섭무늬처럼 전자도 간섭무늬를 남긴다. 즉, 물질도 파동성을 가진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로써 ‘이중성’은 단지 빛의 특성이 아니라, 모든 물질과 에너지의 기본 성질로 확장된다.

6. 전자 하나로 그려진 간섭무늬 – 이중 슬릿 실험의 반전

20세기 중반, 더 정교한 실험이 진행된다. 이중 슬릿 실험에서, 전자 한 개씩 쏘아보는 방식이었다. 처음에는 입자처럼 보이던 전자들이, 수천 개, 수만 개 쌓이면서 파동 간섭무늬를 형성한다. 놀라운 것은, 이 실험에서 전자 하나가 두 슬릿을 동시에 지나간 것처럼 행동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누가 그 전자를 관측하는 순간, 전자 하나는 슬릿 하나만을 통과하며, 간섭무늬는 사라진다. 이것은 현대 물리학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결과 중 하나다. 관측이 현실을 결정한다는 양자역학의 핵심이 바로 여기서 등장한다.

7. 이중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존재의 양면성

빛이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이라는 것은, 존재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단일하지 않다는 의미다. 어떤 존재가 입자처럼 행동할 수도 있고, 파동처럼 확산될 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누가, 어떻게 관찰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은 우리의 물리적 직관을 송두리째 흔든다. 이제 우리는 세상을 보는 새로운 도구, 확률과 중첩, 불확정성과 관측의 물리학을 갖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양자역학의 시작이었다.

8. 마무리 – 결정되지 않은 상태, 그리고 물리학의 새로운 눈

우리가 ‘결정’을 말할 때, 그것은 하나의 결과를 뜻한다. 그러나 양자 세계에서 결정은, 가능성이 확률로 존재하다가, 관측이라는 행위에 의해 수렴되는 과정이다. 빛은 우리에게 말했다. “나는 입자이기도 하고, 파동이기도 하다.” 이 말은 단지 빛만이 아니라, 우리 존재 전체에 대한 선언일 수 있다. 결정되지 않은 상태의 가능성. 그리고 그것이 관측에 의해 현실이 되는 물리학. 이것은 인간의 사고를 다시 짜는 위대한 실험이었다. 결국 이중성의 물리학은 우리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존재란 하나의 상태로만 정의될 수 있는가?” 이 물음은 단지 입자와 파동의 논쟁을 넘어서,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인식의 구조를 다시 설계하게 만든다. 물리학은 점점 ‘정답’을 찾는 학문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존재를 해석할 것인가’에 가까워지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이러한 양자적 개념이 실제로 어떻게 기술에 응용되고 있으며, 레이저, 반도체, 양자 컴퓨터 등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