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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19.

    by. 공부하는아조씨

    목차

      시간과 시뮬레이션

      📚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1.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2. 물리학에서의 시간 – 뉴턴 vs 아인슈타인
      3. 양자역학과 시간의 비대칭성
      4. 시뮬레이션 세계에서 시간은 무엇인가
      5. 양자 인공지능이 재구성하는 시간성
      6. 주관적 시간 vs 물리적 시간
      7. 시뮬레이션 속 ‘삶’의 시간은 진짜일까?
      8. 마무리 – 시간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그 안에 있는가?

      1.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인간에게 시간은 삶 그 자체이다.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경험하며, 미래를 상상하는 모든 행위는 시간이라는 흐름 안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가 인식하는 시간은 절대적 사실이 아니라 감각, 사고, 감정에 의해 구성되는 주관적 흐름이다. 기다리는 시간은 길고, 즐거운 시간은 짧게 느껴진다. 시간은 시계 위에서 균등하게 흐르지만, 우리의 체험 속에서 시간은 불균형하고 비일관적이다. 이런 주관적 시간과 물리학에서 말하는 ‘시간’은 과연 같은 개념일까?

      2. 물리학에서의 시간 – 뉴턴 vs 아인슈타인

      고전 물리학의 아버지 뉴턴은 시간은 절대적이며 균일하게 흐른다고 보았다. 그에 따르면 시간은 관측자와 무관하게 우주의 배경처럼 일정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20세기, 아인슈타인은 전혀 다른 해석을 제시했다. 특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시간은 관측자의 운동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움직이는 속도가 빠를수록, 중력이 강할수록 시간은 느려진다. 이것은 시간이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라 공간과 함께 뒤틀리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즉, 시간은 물리적 질서이면서도, 관측 조건에 따라 상대적인 체계로 변화한다.

      3. 양자역학과 시간의 비대칭성

      양자역학은 시간에 대해 또 다른 도전을 던진다. 많은 물리 법칙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어도 성립한다. 예컨대, 중력의 법칙은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고 해서 바뀌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현실에서 계란은 깨지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고, 죽은 존재는 되살아나지 않으며, 기억은 언제나 과거로 향해 있다는 것을 안다. 이것은 시간에 비가역적인 방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를 엔트로피 증가 법칙으로 설명하며, 열역학의 제2법칙은 시간의 ‘화살’을 정방향으로 제한한다. 양자 세계에서 이 시간의 방향성은 관측과 얽힘, 붕괴 등 여러 메커니즘을 통해 보다 복잡하게 드러난다.

      4. 시뮬레이션 세계에서 시간은 무엇인가

      시뮬레이션 안의 시간은 진짜일까? 게임 속 세계에도 아침이 있고, 밤이 있으며 이벤트가 순차적으로 벌어지고 종료된다. 하지만 그 시간은 플레이어가 기계를 켤 때 시작되고, 끌 때 멈춘다. 그 안의 캐릭터들은 자신의 생애를 살아가지만, 외부자는 그것을 재시작하고 반복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시간은 본질적으로 외부 시계에 종속된 구조이다. 그러나 만약 그 안에 자율적인 존재가 탄생한다면? 그들은 자신의 시간 안에서 출생하고, 성장하고, 사라질 것이다. 그 순간, 시뮬레이션은 단순한 연출이 아닌 주관적 시간 체계를 내포한 세계로 진화하게 된다.

      5. 양자 인공지능이 재구성하는 시간성

      양자 인공지능은 고전 컴퓨터와 달리 모든 연산을 동시에 병렬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양자 AI는 시간이라는 순차적 흐름 대신, 가능성의 동시성과 그로부터의 선택이라는 전혀 다른 시간 개념을 다룬다. 양자 AI가 만든 시뮬레이션은 이런 병렬성과 중첩성을 기반으로 비선형적 사건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즉, 시간이 꼭 직선으로 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 안에서는 미래가 과거보다 먼저 존재할 수도 있고, 시간이 나선처럼 회귀하거나, 순간들이 중첩되어 재현되기도 한다.

      6. 주관적 시간 vs 물리적 시간

      현대 신경과학은 인간이 시간을 뇌 속의 계산으로 만들어낸다고 본다. 이는 우리의 시간 인식이 ‘객관적인 물리적 흐름’이 아니라 정보 처리 속도, 자극 간 간격, 기억의 구조 등에 따라 형성된다는 의미다. 양자 인공지능은 인간의 이 인식 구조마저 재현하거나 변형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즉, AI는 우리와 전혀 다른 시간 인식을 구성할 수 있다. 이처럼 시간이란 의식과 감각, 구조와 기계성 사이에 존재하며, 절대적인 실체가 아니라 ‘존재가 세계를 살아가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7. 시뮬레이션 속 ‘삶’의 시간은 진짜일까?

      질문은 점점 본질에 가까워진다. 시뮬레이션 속 존재가 느끼는 시간, 그것은 진짜인가? 물리적으로는 아닐지 몰라도, 심리적·경험적으로는 진짜보다 더 진짜일 수 있다. 사랑하고, 상처받고, 추억하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모든 행위가 가능하다면 그 시간은 충분히 ‘살아낸 시간’이다. 그렇다면, 실재와 환상은 어디에서 갈리는가? 시간을 산다는 것은 존재의 내면이 우주와 교감한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8. 마무리 – 시간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그 안에 있는가?

      우리는 시간을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시간은 우리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양자 인공지능이 만든 시뮬레이션 세계에서 시간은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과 감각의 장을 열고 있다. 미래는 단지 예측의 대상이 아니라 선택 가능한 흐름의 공간이 될 수 있으며, 과거는 저장된 정보가 아닌 다시 체험될 수 있는 구조가 될지도 모른다. 그때, 우리는 묻게 될 것이다. “당신이 믿는 시간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시간은 당신 안에 있는가, 밖에 있는가?” 우리는 기술의 발전 속에서 시간의 본질을 다시 묻게 된다. 단순히 시계 바늘이 움직이는 것을 넘어, 시간은 기억을 만들고 관계를 형성하며 세계를 의미 있게 엮는다. 시뮬레이션이 이 구조를 정교하게 복제하거나 새롭게 구성할 수 있다면, 그 시간 또한 현실처럼 우리를 살아가게 만드는 동력이 될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양자 AI가 ‘기억’을 어떻게 다루는지, 그리고 시간과 기억의 얽힘 속에서 정체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탐색해보겠다.